두 번째 다리에서 찍은 사진은 상당히 멋있었지만, 마운트쿡까지 왔는데 빙하를 못보고 가는 것이 너무 아쉬웠다. 그래서 다시 트래킹 출발 지점으로 돌아와서 빙하를 볼 수 있는 짧은 코스를 하나 더 걷기로 했다. 이 때 시간이 12시를 향하고 있었고, 슬슬 배가 고파지는 시점이었다. 차에서 초코파이 2개와 과자, 비타오백을 먹어주고 허기를 잠시 잊었다. 그리고는 빙하(Mueller Glacier)를 볼 수 있다는 코스로 걸어갔는데... 솔직히 빙하 실망이야~ 사진의 왼쪽 아래 검은 와중에 조금 흰 색의 것이 얼음인게다. 아마 트래킹으로 볼 수 있는 빙하지역은 산의 하부에 위치하고 있어서인지 완전히 하얀 얼음이 흘러가는 빙하를 보려면 아무래도 헬기투어를 해야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그나마 이 곳에는 이정표가 있어서 어느 산이 그 유명한 마운트쿡인지를 알 수 있었다. 사진의 가운데에 솟아있는 하얀 봉우리가 뉴질랜드에서 가장 높다는 마운트쿡이다. 실제로 마운트쿡은 저~ 멀리 있는 것이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감사하는 것은 여행 일주일 내내 날씨가 매우 좋았다는 점이다. 테카포에서 잠시 구름이 많이 낀 적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비도 한번 안오고 항상 화창한 날씨였기 때문에 그다지 춥지도 않았고 고생도 안했다. 아직 늦겨울의 뉴질랜드이지만 얇은 잠바도 필요 없을 정도로 화창한 날씨... 간혹 바람은 불어 쌀쌀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이런 날씨는 복받은게지...


슬슬 마운트쿡에서의 트래킹을 마치고 이날 밤에 머무를 퀸즈타운으로 출발하였다. 점심을 초코파이 두 개로 때웠던지라 슬슬 배가 고파왔고, 중간 어느 마을에 들러 뉴질랜드 스타일의 식사를 했다. 나야 몇번 먹어보고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피쉬앤칩스. 그래도 중혁이는 뉴질랜드에 와서 계속 나랑 한국식 또는 태국식 식사만을 했기 때문에 먹어보고 싶었을께다. 그런데, 여기 피쉬앤칩스는 내가 여기서 먹어본 피쉬앤칩스 중에서 가장 맛있었던 것 같다. 3달러 추가로 내고 먹은 샐러드는 그저 그랬지만...



이 날 퀸즈타운에 가는 길 중간에 퍼즐랜드라는 곳에 들를 계획이 있었다. 생각보다 시간이 지체되어서 입장 시간이 지났으면 어쩌나 살짝 걱정을 했지만 다행히 마감 1시간 전에 도착할 수 있었다. 퍼즐랜드는 그다지 큰 규모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꽤 신기한 것들이 있었다. 사진에 보이는 방도 사진으로 보면 신기하고, 특히 기울어진 방은 정말 재미있었다.


퍼즐랜드는 야외에 미로가 있었는데, 쉽게 출구를 찾을 수 있을 줄 알았건만 쉽지 않았다. 이곳 미로에는 네 귀퉁이에 빨간색, 노란색, 녹색, 파란색의 작은 탑이 있는데 이곳을 다 찾은 후에 출구로 나가는 것이 미션이라면 미션이었다. 처음에는 쉽게 생각하고 무작정 달렸건만 그러다보니 왔던데를 다시 가기도하고... 결국 가장 단순한 알고리즘인 왼쪽 벽만 따라가기를 해서 겨우겨우 몇개의 탑을 찾아냈고, 나중에는 시간이 하도 걸려서 미로 벽을 무단횡단하기도 했다.



퍼즐랜드 주차장에서 바라본 마을의 모습... 왠만한 한국의 가을 들판 모습과도 상당히 유사해보이는... 넉넉한 풍경.


이곳은 와나카(Wanaka) 호수. 이미 해가 거의 서산으로 넘어가고 있었고, 차도 헤드라이트를 켜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 허나 퀸즈타운까지 갈려면 산을 하나 넘어가야하는 데 이 때 운전이 쉽지 않았다. 마운트쿡에서 퀸즈타운으로 가는 길이 와나카 도시를 지나서 가는 길과 그렇지 않은 길, 두 개가 존재하는데 퍼즐랜드를 가려면 이 길을 선택해야만 했다. 아마 다른 길은 우리가 지나간 길처럼 꼬불꼬불 복잡하지는 않았으리라... 7시전후로 퀸즈타운에 도착하여, 시내에서 홍콩식 식사를 하고, 노트북으로 옛날TV 지난 방송을 보다가 잠이 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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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에서 가장 높은 산에 위치한 마을 아오라키(Aoraki) 마운트쿡에서 아침을 맞이하였다. 이제 막 떠오르는 태양이 따뜻한 광선을 흰눈위로 비추고 있었다. 원래 계획은 21일 낮에 마운트쿡에 도착하여 간단한 트래킹을 하고, 22일 오전에 퀸즈타운으로 떠나는 것이었지만, 어제 저녁에 마운트쿡에 도착하였기 때문에 오전에 트래킹을 하고 오후에 퀸즈타운으로 출발하는 것으로 일정을 바꾸었다.


마운트쿡에 위치한 YHA(유스호스텔 연합) 입구의 모습. YHA는 뉴질랜드 유명 관광지마다 존재해있기 때문에 여기만 이용해도 뉴질랜드 여행은 충분히 계획할 수 있다. 매일 저녁 새로운 도시에서 저 연두색의 표지를 찾을 때의 반가움이란...


이 날 아침 메뉴는 쌀밥과 연어 미역국. 이정도면 왠만한 MT 보다는 훨 나은 식단이 아닌가? 사진 상단에 연어회도 조금 남은 것을 볼 수 있다. 꽤 호화스러운 아침 식사...

아침식사를 마치고 서둘러 유스호스텔의 체크아웃을 했다. 마운트쿡 트래킹 코스는 여러 개가 있어서 시간과 체력에 따라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우리는 그다지 많은 시간이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두 개의 흔들다리가 있는 왕복 1시간짜리의 트래킹 코스를 선택했다. 그러나,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 왕복 1시간은 쉬지않고 열심히 걸었을 때 가능한 것이고, 사진을 찍으면서 천천히 경치구경 하면서 걸으면 왕복 2시간이 걸리게 된다.


마악 떠오르는 아침 햇살을 받은 수풀과 멀리 보이는 만년설의 모습. 영화 반지의 제왕이 문득문득 생각난다. 영화 속에서 이런 길을 걸어가는 장면이 있지 않았을까? 높게 자라지 않은 나무들과 수풀을 모습을 보면 살짝 한라산의 모습이 생각나기도 하고...


첫번째 흔들 다리가 아래쪽에 보인다. 먼 산의 웅장한 모습과 비교되다보니 다리 모습이 마치 미니어처처럼 보인다.


첫번째 다리의 모습. 대충 보면 튼튼해보이고 하나도 안무서울 것 같지만, 이게 은근히 흔들리는 것이 꽤 무섭다. 하필이면 다리를 나무로 만들어놨을까? 오래되면 썩어서 끊어지지는 않을려나?? 다리 아래에는 얉은 강물이 바위 사이로 흐르고 있어서 떨어지면 살아나기 힘들 것 같았다. 그래도, 아래 두 번째 다리에 비하면 나은 편이랄까?



숨은 그림 찾기? 다리 어딘가에 두 손으로 하트를 그리고 있는 내가 있다. 정말 이런 그림을 보려고 그 오랜 길을 차를 타고 온 것이 아닐까?? 비록 저 흰눈이 쌓인 곳까지는 걸어가보지 못했지만, 그래도 이런 장관에 작디작은 크기로나마 내가 존재했었다는 것이 큰 추억으로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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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 농장은 기대했던 것보다는 매우 단조로왔다. 그다지 볼 거리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연어를 파는 가게의 크기가 큰 것도 아니었다. 동네 구멍가게보다도 작은 규모의 샵이랄까? 뭐, 또 따지고 보면 매우 커다란 샵이 있을 필요도 없는 곳이긴 하다. 여하튼 사시미(회)를 500g 사고, 훈제 연어 두 팩을 샀다. 연어 살코기 형태로 파는 것을 사시미로 먹겠다고 하니 직접 회를 떠주기도 하였다.


연어 농장 한 편에 관람대라는 표지판 하나 세워놓고 언덕 위로 올라가는 길을 만들어놓았다. 여기에 올라오면 그나마 연어 농장이 한눈에 바라다보인다. 해는 하늘의 정점을 지나 서쪽으로 넘어가고 있었고 구름은 산쪽으로 모이는 듯한 형상을 가지고 있었다. 나름 괜찮은 장면이다.


연어 농장을 떠나 다시 차를 몰기 시작하는데, 길 한편에서 차 두서대가 서있길래 뭐 좋은 구경거리라도 있나해서 같이 세워보았다. 어떤 아주머니 한 분이 낚시를 하고 있었는데, 그다지 볼 거리는 없었다. 낚시에 걸린 듯한 느낌이... 그나마, 차 세운 김에 사진 한 장 찍었는데, 맘에 들었다. 예전 015B 앨범 자켓에 이런 느낌의 포즈가 있었던 것 같다는 막연한 기억이...


끝이 보이지 않는 직선 도로. 저 산을 향해 일자로 나있다. 테카포를 지나 한참을 달려왔건만 계속 이런 길이 펼쳐져있었다. 기름이 조금씩 줄어드는 것이 눈에 보일 상황. 그래도 기름 걱정하고 있기에는 경치가 너무 멋있지 않은가?


이제 거의 마운트쿡 YHA 까지 다 온 듯 하다. 저 곳 어디에선가 반지의 제왕을 찍지 않았을까?


차위에 카메라를 설치하여 찍어본 사진. 정말 차 한대도 안지나가더라...


결국 아오라키(Aoraki) 마운트쿡(MT Cook) YHA(유스호스텔)에 도착하여 짐을 풀었다. 방에는 달랑 2층 침대 한 세트만 있는 단촐한 방이다. 이 날 저녁은 너구리 라면과 훈제 연어, 김치로 간단하게 해결. 그리고, 자기 전에는 발렌타인 12년산과 연어 농장에서 사온 연어회... 연어회는 정말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녹아내렸다.


마운트쿡에 언제 다시 올 지 모르는 일인데, 밤이라고 가만히 숙소에만 있기가 아쉬웠다. 카메라와 삼각대를 들고 나와 캄캄하지만 롱셔터만 믿고 사진을 찍어보았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대략 맘에 드는 사진을 건질 수 있었다. 마치 그림같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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