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 농장은 기대했던 것보다는 매우 단조로왔다. 그다지 볼 거리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연어를 파는 가게의 크기가 큰 것도 아니었다. 동네 구멍가게보다도 작은 규모의 샵이랄까? 뭐, 또 따지고 보면 매우 커다란 샵이 있을 필요도 없는 곳이긴 하다. 여하튼 사시미(회)를 500g 사고, 훈제 연어 두 팩을 샀다. 연어 살코기 형태로 파는 것을 사시미로 먹겠다고 하니 직접 회를 떠주기도 하였다.


연어 농장 한 편에 관람대라는 표지판 하나 세워놓고 언덕 위로 올라가는 길을 만들어놓았다. 여기에 올라오면 그나마 연어 농장이 한눈에 바라다보인다. 해는 하늘의 정점을 지나 서쪽으로 넘어가고 있었고 구름은 산쪽으로 모이는 듯한 형상을 가지고 있었다. 나름 괜찮은 장면이다.


연어 농장을 떠나 다시 차를 몰기 시작하는데, 길 한편에서 차 두서대가 서있길래 뭐 좋은 구경거리라도 있나해서 같이 세워보았다. 어떤 아주머니 한 분이 낚시를 하고 있었는데, 그다지 볼 거리는 없었다. 낚시에 걸린 듯한 느낌이... 그나마, 차 세운 김에 사진 한 장 찍었는데, 맘에 들었다. 예전 015B 앨범 자켓에 이런 느낌의 포즈가 있었던 것 같다는 막연한 기억이...


끝이 보이지 않는 직선 도로. 저 산을 향해 일자로 나있다. 테카포를 지나 한참을 달려왔건만 계속 이런 길이 펼쳐져있었다. 기름이 조금씩 줄어드는 것이 눈에 보일 상황. 그래도 기름 걱정하고 있기에는 경치가 너무 멋있지 않은가?


이제 거의 마운트쿡 YHA 까지 다 온 듯 하다. 저 곳 어디에선가 반지의 제왕을 찍지 않았을까?


차위에 카메라를 설치하여 찍어본 사진. 정말 차 한대도 안지나가더라...


결국 아오라키(Aoraki) 마운트쿡(MT Cook) YHA(유스호스텔)에 도착하여 짐을 풀었다. 방에는 달랑 2층 침대 한 세트만 있는 단촐한 방이다. 이 날 저녁은 너구리 라면과 훈제 연어, 김치로 간단하게 해결. 그리고, 자기 전에는 발렌타인 12년산과 연어 농장에서 사온 연어회... 연어회는 정말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녹아내렸다.


마운트쿡에 언제 다시 올 지 모르는 일인데, 밤이라고 가만히 숙소에만 있기가 아쉬웠다. 카메라와 삼각대를 들고 나와 캄캄하지만 롱셔터만 믿고 사진을 찍어보았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대략 맘에 드는 사진을 건질 수 있었다. 마치 그림같은 사진...


Posted by kkokk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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