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좌우명처럼 삼고 있는 네 개의 한자 숙어 중의 하나인 타산지석은 그 뜻을 직역하면 '다른 산에 있는 돌'이라는 뜻이 된다. 그냥 이렇게만 보면 아주 하찮은 것을 의미하는 듯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실제로 이 말은 《시경(詩經)》〈소아편(小雅篇)〉'학명(鶴鳴)'에 나오는 시의 일부이다.

樂彼之園(낙피지원) 즐거운 저 동산에는
爰有樹檀(원유수단) 박달나무 심겨 있고
其下維穀(기하유곡) 그 밑에는 닥나무 있네
他山之石(타산지석) 다른 산의 돌이라도
可以攻玉(가이공옥) 이로써 옥을 갈 수 있네

(참고로, 시경은 중국 춘추 시대의 민요 중에서 공자(孔子)가 산정(刪定)해서 모은 시집이다.)

즉, '타산지석' 으로 대표되는 이 말은, 남의 산에 있는 (하찮은) 돌도 나의 구슬을 다듬는 데 도움이 된다는 뜻으로, 아무리 하찮은 것이라도 나의 수양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나는 일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에서 이러한 것을 느끼고 받아들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TV 오락프로에 나오는 가벼운 말장난도 나의 유머 감각에 도움이 될 수 있고, 어쩌다 보게되는 길거리의 접촉 사고 장면도 나의 안전 운전을 다짐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옷을 잘 입고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서 옷입는 센스를 배울 수 있고, TV 토론에서 말을 잘하는 사람에게서 청중을 압도하는 말하기 방법을 배울 수도 있다. 연구에 있어서도 내 전공 분야의 논문에서만 훌륭한 이론들이 있는 것이 아니고, 다른 분야의 논문들에서도 내 연구에 도움이 되는 이론들을 널리 발견할 수 있다.

타산지석이 정말로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덕목으로 자리잡게 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무언가 도움이 되는 것을 발견하려는 노력이 있어야만 한다. 아주 사소한 것에서도 배움을 얻고자 하는 자세, 숨어있는 지식을 찾으려는 노력, 남들이 쉽게 받아들이는 것만을 받아들이는데 그치지 않고 하나라도 더 얻어내려는 자세. 그리고, 그것을 자신의 발전으로 이끌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공자님이 말씀하시길 '세 사람이 함께 길을 걸어간다면 반드시 나의 스승으로 본받을 만한 사람이 있으니, 그 가운데 선행이 있는 사람이면 가려서 내가 그 善을 본받을 것이요, 不善이 있는 사람이 있으면 스스로를 돌아보아 자신의 잘못을 고쳐 나갑니다' 라고 했다. 좋은 것에서든 나쁜 것에서든 나의 발전에 도움이 되게 할 수 있다는 뜻으로, 어찌보면 타산지석과도 어느 정도 뜻이 상통하는 내용이 있다고 본다.

이와는 반대로 우리 속담에 '욕하면서 배운다' 라는 말이 있는데, 이건 좀 주의해야 할 사항이라고 본다. 실제로 주위에서 이런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었는데, 꽤 좋지 않은 인상을 받게 만든다.

평생 교육이라는 말이 있다. 나는 평생 배울지언데, 그 배움은 책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일상 생활에서도 나의 발전을 위해 배울 수 있는 것들은 무수히 널려있다. 그것들을 놓치지 않고 발견해서 나의 옥(玉)을 다듬는데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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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kokk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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