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

Story/Open Diary 2011. 7. 19. 14:40 |
아침, 식사를 하기 위해 구내식당에 들렀다. 잔돈이 없어서 만원을 넣고, 구천원을 거슬러 받았다. 모두 천원짜리다. 지갑이 두꺼워지는 느낌이 꺼림직했다. 식사는 반찬 두 개와 국이 제공되는 한식 또는 김밥 중에 하나 선택이다. 김밥에는 김치국이 나온다. 오늘은 간단히 김밥을 선택했다. 식사를 들고 자리에 앉은 다음, 가방에서 핸드폰을 꺼냈다. 혼자 밥을 먹을 때에는 핸드폰이 가장 좋은 밥동무다. 인터넷도 되는 스마트폰이라서 네이버 최신 뉴스를 읽으면서 식사를 하는 습관이 있다. 오늘은 김치국이 조금 자극적인 편이지만 맛이 좋다. 김밥 하나를 삼키고 국물 한 숟갈을 먹는다.

핸드폰을 보면서 식사를 하는데, 초파리 한 마리가 김밥 위를 날아다닌다. 젖가락으로 휘저으니 멀리 날아가지 않고 바로 앞에 착지를 하는데, 자세히보면 다리를 하늘로 향하고 누워있다. 아마도 자기 수명만큼 날아다닌 초파리가 아닐까싶다. 죽기 전에도 본능적으로 음식 냄새가 나는 곳을 향해 날아온 것이겠거니... 아침부터 공허함을 느끼면서, 다시 식사에 집중한다. 장마가 끝나고 폭염이 시작되었다는 기사를 읽다가, 문득 기상청 날씨를 확인한다. 일주일 내내 햇님이 방긋 웃고 있다. 지난 주에는 지겹게도 비만 오더니...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보디 이내 마지막 김밥이다. 천천히 쌀알을 다 씹고는 김치국을 떠먹는다. 두 숟갈 정도 떠 먹는데, 국그릇 한 켠에 까만 점이 하나 보인다. 이런, 초파리다. 땅에서 조용히 생을 마감하는 대신 따뜻한 국물에 몸을 담그고 생을 마감하고 싶었나보다. 수저를 내려놓고 퇴식구로 이동을 했다. 하루가 이렇게 시작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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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kokk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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